안녕하세요, PSJ입니다.
오랜만에 정치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오늘 유시민 작가의 사과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지난 2019년 12월에 유시민 작가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2019년 11~12월 경에 노무현 재단의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주장을 제기해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검찰에서는 당시 한동훈 검사는 즉각 부인했지만, 이후로도 유시민 작가는 해당 의혹을 계속해서 제기한 바 있죠.
최근 해당 의혹이 제기된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진중권 교수 등이 이제 의혹을 밝힐 때라며 유시민 작가에게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은행에서는 계좌 내역을 조회할 경우 해당 계좌의 소유자에게 최장 1년 안에 그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는 법 때문인데요. 정말 검찰이 노무현 재단의 계좌를 들여다봤다면, 해당 은행은 반드시 이를 소유자에게 통보했을 것이라는 당연한 추측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압박에 오늘(1/23) 유시민 작가는 노무현재단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래 "후원회원님들께 노무현재단 계좌 관련한 유시민 이사장의 말씀을 전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사과문 전문
사 과 문
2019년 12월 24일, 저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사이 어느 시점에 재단 계좌의 금융거래 정보를 열람하였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누구나 의혹을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경우 입증할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제기한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사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노무현재단의 후원회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저는 입증하지 못할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노무현재단을 정치적 대결의 소용돌이에 끌어들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모든 강물을 받아 안는 바다처럼 품 넓은 지도자로 국민의 마음에 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할 이사장의 책무에 어긋나는 행위였습니다. 후원회원 여러분의 용서를 청합니다.
‘알릴레오’ 방송과 언론 보도를 통해 제가 제기한 의혹을 접하셨던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정부여당이 추진한 검찰 개혁 정책이나 그와 관련한 검찰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어떤 경우에도 사실을 바탕으로 의견을 형성해야 합니다. 분명한 사실의 뒷받침이 없는 의혹 제기는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제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을 돌아보았습니다. 저는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습니다.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 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습니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습니다. 제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단편적인 정보와 불투명한 상황을 오직 한 방향으로만 해석해, 입증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충분한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말과 글을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기본을 어긴 행위였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와도 책임을 나눌 수 없고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습니다. 많이 부끄럽습니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저의 잘못에 대한 모든 비판을 감수하겠습니다. 저는 지난해 4월 정치비평을 그만두었습니다.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앞으로도 일절 하지 않겠습니다.
2021년 1월 22일
유 시 민
저는 개인적으로 유시민 작가를 좋아합니다. 정치 성향은 다르지만, 판단력과 논리를 통해 취중을 설득하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신 분이십니다. 예전에 한창 좋아하던 "JTBC - 썰전"은 전원책, 유시민의 조합과 박형준, 유시민 조합이 가장 캐미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한편도 놓치지 않고 봤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분이 2019년 12월 의혹을 제기 했을때 정말 검찰이 계좌를 조회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대중에 신뢰가 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믿으셨겠죠. 이런 게 바로 선동의 위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말 큰 잘못을 했습니다.
두 말 할 필요 없습니다. 사과문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본인이 어떤 형태든 모든 책임을 지시길 바랍니다!
여기서부터는 여담인데, 저는 항상 왜 이분이 정의당에 있을까.. 궁금했었습니다. 왜 민주당이 아니라..정의당이지? 저는 사과문을 보고 알았습니다. 민주당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란 걸.. 정말 사과문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제가 지금껏 본 사과문 중 단연 최고입니다.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 알고 완벽하게 사과하는 모습! 지금의 여당에는 속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여러 직함?을 두고도 방송에서는 항상 자신을 작가로 소개하던 이유가 있었네요. 정말 필력이 좋다는걸 오늘 다시 한번 느낍니다.
본인이 한 말에 책임지는 모습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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